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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자 역사기행

[삼부자 역사기행] 추석 연휴 경북 영주 역사 여행지 추천 베스트 4

by 느라파파 2025.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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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우리 가족은 올해는 여주에서 머물러 이제 오늘 영주로 향한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에 참 좋은 이 시기, 특히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라면 단순한 나들이를 넘어, 우리 역사를 몸소 체험할 수 있는 여행지를 찾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내 고향인 경상북도 영주는 ‘살아있는 역사 교실’이라 불릴 만큼 풍부한 문화유산과 전통이 살아 숨 쉬는 도시다. 

 

 

부석사의 천년 고찰부터 조선시대 교육의 요람 소수서원, 살아있는 전통마을 무섬마을, 그리고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역사문화공간 선비세상까지 — 영주는 가족이 함께 배우고 느끼며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완벽한 여행지다. 생각해 보니 우리 삼부자는 아래 네 곳을 모두 다녀오기는 했지만 이번 추석에도 여전히 다시 방문 의사가 있을 정도로 좋은 곳이라, 영주가 고향이거나 또는 영주를 오고 가는 추석 여행객들에게 강력 추천해 본다.

 

1. 부석사 - 천년의 세월이 깃든 불교문화의 보고 

 

부석사영주의 상징과도 같은 사찰이다. 통일신라 문무왕 16년(676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이 사찰은, 그가 당나라 유학 후 화엄사상을 전파하기 위해 세운 중심 도량이다. 부석사는 이름 그대로 ‘떠 있는 돌의 절’이라는 뜻을 지니며, 전설에 따르면 의상대사의 제자를 사랑했던 선묘라는 여인이 죽어서도 용으로 변해 절을 보호했다고 전해진다.

 

지난 늦겨울 방문했던 부석사

 

부석사의 대표 건물인 무량수전은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목조건축물 중 하나다. 기둥이 약간 바깥쪽으로 기울어져 있어 아이들에게 “왜 무너지지 않을까?”라고 묻는다면, 그 속에 담긴 전통 건축의 지혜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또한 무량수전 내부의 아미타불상과 안양루에서 바라보는 소백산의 풍경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깊은 사색의 시간을 선사한다. 추석 무렵이면 사찰 주변에 단풍이 들기 시작해,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아진다. 부석사의 단풍은...없던 사랑과 정도 꽃 피게 하는 실로 절경이다. 부석사는 아이들에게 불교의 역사와 예술, 그리고 조상의 정신세계를 전해줄 수 있는 완벽한 장소다.

 


2. 소수서원 - 최초의 서원에서 배우는 조선의 교육 정신

 

소수서원은 조선 중종 37년(1542년), 풍기군수 주세붕이 안향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세운 조선 최초의 서원이다. 이후 명종 때 ‘소수서원’이라는 사액(왕이 직접 이름을 내림)을 받아 사액서원의 효시가 되었다. 조선의 선비정신과 유교문화의 뿌리를 배우기에 이보다 좋은 곳은 없다.

 

작년 봄 방문했던 소수서원. 그 사이 정말 많이 컸구나.

 

서원 내부에는 문성공묘, 강학당, 장서각 등 조선시대 학문 연구의 중심이었던 공간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아이들과 함께 서원의 건물 배치를 보며 “강의실은 어디에 있었을까?”, “서책은 어떤 글씨체로 썼을까?”를 이야기하면, 자연스럽게 조선의 교육문화에 흥미를 느끼게 된다.

 

특히 추석 연휴에는 예절 교육, 한복 체험, 전통 제향 시연 등 가족 단위 문화행사가 열리기도 한다. 서원 앞을 흐르는 죽계천과 은행나무길을 따라 걷다 보면, 조선 선비들이 왜 자연을 벗 삼아 학문을 닦았는지를 체감할 수 있다. 소수서원은 아이에게 공부의 의미를 다시 일깨워주고, 부모에게는 고즈넉한 휴식을 선사하는 장소다.

 


3. 무섬마을 - 전통 마을에서 느끼는 옛 문화

 

무섬마을은 내성천변에 자리한 350년 역사의 전통 한옥마을이다.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지형 덕분에 ‘무섬’이라 불린다. 이곳에는 약 100여 채의 고택이 남아 있으며, 그중 30여 채는 지금도 사람들이 실제 거주하고 있다. 조선 후기의 양반가옥이 잘 보존되어 있어 전통 건축과 생활문화를 함께 배울 수 있다.

 

4년 전 함께 건넜던 무섬 외나무 다리. 위험하지 않다.

 

아이들과 함께 사랑채, 안채, 대문채를 둘러보며 남녀의 생활공간 구분, 여름철 통풍구조, 겨울철 온돌의 과학 원리를 설명해 줄 수 있다. 무섬마을에서는 한지공예, 전통차 체험, 다도 배우기 등 다양한 가족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손으로 배우는 역사 체험은 아이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무섬 외나무다리 건너기는 마을의 상징적인 체험이다. 폭 30cm 남짓한 다리를 가족이 함께 건너며 긴장과 웃음을 공유한다. 추석 무렵에는 들판이 황금빛으로 물들고, 고택의 기와지붕 위로 가을 햇살이 비쳐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든다. 무섬마을은 조선시대의 일상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살아있는 역사공간이다.

 


4. 선비세상 -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즐거운 문화체험 공간

 

‘한국문화테마파크 선비세상’은 영주의 새로운 랜드마크다. 2022년에 개관한 이곳은 조선의 선비정신과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복합문화공간이다. 기존의 유적지들이 조용한 학습형 공간이라면, 선비세상은 체험과 오락 요소를 결합한 ‘즐기는 역사교육장’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 추석 선비세상에서의 다도체험도 재밌었다.

 

선비세상 내부에는 ‘선비문화관’, ‘전통문화체험관’, ‘선비풍류관’, ‘역사여행마을’ 등이 구성되어 있다. 선비문화관에서는 주세붕, 퇴계 이황 등 영주와 인연 깊은 선비들의 삶을 전시영상과 인터랙티브 미디어로 만나볼 수 있다. 아이들은 터치스크린을 통해 퀴즈를 풀거나, 조선 선비의 일상 복식을 직접 입어보며 자연스럽게 역사에 몰입하게 된다.

 

또한 선비풍류관에서는 전통 음악과 무용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공연이 상시 열리고,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한복 촬영존도 마련되어 있다. 부모 세대에게는 전통문화의 향수를, 아이들에게는 역사를 ‘재미있게 배우는 경험’을 제공한다. 추석 연휴 기간에는 특별공연과 체험 부스가 운영되어 더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영주는 단순히 ‘유명한 사찰이 있는 도시’가 아니다. 부석사의 천년 불교문화, 소수서원의 교육정신, 무섬마을의 전통생활문화, 그리고 선비세상의 현대적 체험까지 — 이 네 곳은 각각의 시대를 대표하는 역사와 문화를 품고 있다. 초등학생 아이와 함께라면, 영주는 살아있는 교과서이자 가족의 추억을 새길 수 있는 공간이 된다.

 

추석 연휴에 가족과 함께 영주를 여행하며 천천히 걸어보자. 부석사의 돌계단 위에서, 소수서원의 은행나무길에서, 무섬마을 외나무다리 위에서, 선비세상의 전통마당에서 — 시간은 흘러가지만 역사는 여전히 숨 쉬고 있다. 이번 추석에는 아이의 손을 잡고 그 숨결을 느껴보는 여행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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